
부여캠프힐은 특정한 누군가를 ‘도와주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삶의 공동체이다. 이곳의 구성원은 단순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뉘지 않는다.
동행자들
부여캠프힐은 특정한 누군가를 ‘도와주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삶의 공동체이다. 이곳의 구성원은 단순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뉘지 않는다.
각자의 고유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서로에게 배우고, 돌보고, 의지하는 상호적 관계 속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갈 것이다.
이 공동체의 중심에는 발달장애를 가진 주민들이 있다. 장애는 이들의 전부가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는 한 방식이며, 그 자체로 존엄한 삶의 표현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주민들은 부여캠프힐의 집에서 살아가며, 농장에서 일하고, 식사를 만들고, 꽃을 심으며 자신의 역할을 가진 공동체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그들의 삶은 결핍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잊고 있던 순수함과 집중력, 감수성을 통해 공동체를 따뜻하게 채워준다.
함께 살아가는 동행자들은 ‘보호자’나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공동체의 이상과 목적에 공감하고, 스스로 배움과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다. 장애인을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인격적 존재로 바라보며, 서로 신뢰를 쌓고 일상과 노동을 함께 나눈다.
부여캠프힐이 말하는 ‘동행자’란,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함께 길을 걷는 사람이며, 부여캠프힐이 말하는 ‘조합원’은,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가치와 책임을 나누는 협동의 동료이다. 이 관계는 일방적이지 않다. 때로는 동행자가 주민에게 배우고, 때로는 주민이 공동체를 지탱한다.
바로 이 상호성(reciprocity)이 부여캠프힐이 지향하는 공동체의 가장 깊은 철학이다.
부여캠프힐은 이처럼 서로가 서로를 완성시켜 가는 공동체이다. 여기엔 경쟁도, 서열도, 평가도 없다. 대신 신뢰, 사랑, 연대, 봉사라는 오래된 가치가 일상 속에서 조용히 살아 숨 쉰다. 그 속에서 우리는, 나의 삶이 곧 공동체의 삶이며, 공동체의 안녕이 곧 나의 안녕임을 배워간다.